폐암에 대하여

폐암에 대하여

 

폐암이란 일반적으로 폐의 기관(기도), 기관지, 폐포를 이루는 상피세포의 변이로 인해 발생한 악성 종양을 지칭한다. 상피세포가 아닌 실질세포에서도 암이 발생할 수 있으나 드물고, 일반적으로 폐암이라하면 상피에서 기원한 암종을 지칭한다.

폐암은 병리조직학적으로 크게 편평상피암, 선암, 소(小)세포암, 대(大)세포암, 기타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생기는 부위에 따라서 중심형과 말초형으로 나뉘고, 치료와 관련해서는 소세포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과 비(非)소세포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으로 나뉜다.

 

폐암의 원인

 

사실 담배 자체가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백해무익한 것이긴 하지만, 폐암만큼 확실하게 흡연과의 상관관계가 증명된 질병은 없다. 사실 폐암은 전이되는 경우만 아니면, 정상적 공기만 들이마시면 발생 위험이 낮은 암이다. 담배란 걸 피울 일이 없고 유해한 화학물질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동물들의 경우 폐암으로 죽는 예가 드문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며, 어떤 의미로는 문명 발전 때문에 오히려 더 맹위를 떨치게 된 병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가 폐암에 걸렸다고 하면 보통은 본인의 흡연력을 의심하게 되며, 의사들 역시 폐에 이상 진단을 내리면 일단 흡연 여부부터 물어본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발병할 수 있다.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의 1300%이며 피는 양에 발병률과 비례하게 되는데, 특히 시가와 같은 독한 담배들이 발병률을 높이게 된다. 2갑 이상 피운 헤비 스모커는 4000~5000%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담배를 피웠다 끊어도 흡연으로 인해 누적된 유전자 변이까지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오랫동안 금연한 사람이라도 비흡연자보다 최소 몇배는 더 위험하다. 비유하자면 언제라도 암으로 변할 수 있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거나 마찬가지. 한 마디로 애초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상책이며, 설령 손을 댔더라도 하루빨리 끊는 것이 현명하다. 배우자나 애인이 골초라면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종용하자.

간접흡연이나 심한 미세 먼지, 석면·비소·크롬 등의 위험 요인에 노출된 직업적 요인 등에 의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폐에 노출되는 물리/화학적 오염 물질들이 다른 위험 요인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연구를 하면 할수록 몹쓸 것으로 밝혀지는 라돈 가스가 있다. 라돈은 주로 우라늄의 붕괴에 의해 생성되며, 이 탓에 우라늄 광산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폐암으로 요절하는 안타까운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다.

또한 건축 자재, 단열재 등으로 쓰였던 석면도 강력한 발암 물질 중 하나이다. 석면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진 이후로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어 가고 있으나, 대한민국에서는 2009년에서야 법적으로 사용이 금지됐고, 시골이나 도심 외곽에서는 아직도 석면이 많이 함유된 슬레이트로 지어진 건물이 많다. 그 외의 원인으로 추정하는 것은 공해, 미세 먼지, 에이즈, 방사선, 모기향 등이 있다. 또한 주부들의 폐암 발병률이 높은 것이 발견되었는데,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가스레인지 및 음식물에서 생기는 연기가 주요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자라고 간접흡연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여자가 무조건 담배를 피지 않는 것도 아닌데 비흡연자 여자의 폐암 발생 비율이 매우 높은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여자에게 선암이 잘 생기는 이유도 설명 가능하다. 따라서 음식을 조리할 때 충분한 환기 시설을 갖추거나 문을 열어 놓고 환기가 가능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

그 외 일부 건강 식품 과다 섭취의 부작용으로 폐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 눈에 황반을 구성하는 물질 중 하나인 루테인은 권고량 이상의 고용량을 장기 복용할 경우 폐암의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다만 과일과 야채를 적게 섭취하는 군에서 폐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므로 뭐든 건강하게 적당히 먹는 게 좋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음주 역시 폐암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라고 한다. 술을 하루 3잔 이상 마시는 경우 발병률이 30% 증가하며 맥주일 경우 70%가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알콜 성분이 직접 발암 물질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음주, 흡연 등을 하지 않고 평생을 건강 관리에 힘쓰는 등 아무런 잘못이 없어도, 애초에 암이라는 것이 세포의 돌연변이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순전히 재수가 없어서 걸릴 수도 있다. 또한 가족력 등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욱 취약하다.

 

폐암의 증상

 

폐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대체로 수술이 가능한 IIIA기로 진행전에 진단받는 비율은 20~25%에 불과하다. 나머지 환자들은 말기에 해당하는 IIIB나 IV기환자이다. 즉 지금 당장 몸이 날아다닐 정도로 멀쩡하다 해서 건강관리를 게을리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폐암은 발병 직전 단계에서는 진단이 굉장히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폐암의 주요 증상으로는 기침, 식욕부진, 발열, 쉰목소리, 체중감소, 각혈 등의 호흡기계 증상과 종양의 압박으로 인한 흉통 등이 있다. 초기에 발견되는 경우는 자각증상 없이 건강검진 때 우연히 발견되거나, 혹은 감기인 줄 알고 병원에 갔더니 느닷없이 폐암 선고를 받는 경우가 많고 심각한 증상 없이 말기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상당수이다..특히 5% 정도의 환자는 4기까지 아무 증상도 없다고 한다. 그 이전 3기 환자도 잔기침 정도로 병원을 찾았다가 폐암 진단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기침의 경우 2주이상 지속시 폐암이 아니더라도 다른 심한 질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참지 말고 검진 받아야 한다.

특히 호흡기계 증상은 기관지가 약한 천식 환자들에게 치명적이며, 실제로 천식 환자들이 폐암에 더 취약하다. 전이가 될 경우 뇌, 간, 뼈 등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흔하다. 뇌로 전이된 암세포는 구토/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뼈로 전이된 경우 기침만으로 뼈가 골절되기도 하며 암세포는 심각한 통증을 수반한다. 병세가 심해지면 부신생물증후군으로 인한 식욕감퇴/발열 등의 전신증상과 여러 내분비 질환에서 볼 수 있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만 꼭 병세가 심해져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암의 종류에 따라 부신생물증후군이 먼저 나타날수도 있고, 나타나는 정도도 제각각이다. 참고로 소세포폐암에서 부신생물증후군이 가장 흔하다.

 

폐암에 대한 대처법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어느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을 통한 절제이다. 수술 후나 수술을 못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화학요법 등의 전신치료를 시행한다. 수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수술 전후로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

수술은 흉부외과에서 담당한다. 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대개 IA에서 IIIA기까지를 수술이 가능한 병기로 본다. 물론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며, IIIA기 이하라도 환자에 따라 수술이 어려운 경우도 있고, IIIB기 이후의 환자라도 항암치료를 통해 암세포를 줄인 후 수술을 진행할 수 있다. 전체 환자의 40%에서 수술이 시행되며, 그중에서 완치목적을 위한 수술이 75%, 증상완화를 위한 수술이 12%, 진단목적이 12%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위에 병기를 참고하면 IIIA기 중에서도 minimal N2 이하인 경우 수술이 선호된다.

다만 암의 병기랑 무관하게 신체적으로 수술을 견딜 수 있는 군이어야 수술을 진행한다. 설령 IA기라도 신체적으로 수술을 못 견디는 군이면 당연히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 무슨 말이냐면, 다른 기관과 달리 폐는 숨 쉬는 기관이기 때문에 해당 폐엽을 잘라내고 나서도 폐활량등의 폐기능이 충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을 고치려고 수술을 했더니 숨을 못 쉬어서 죽더라…’ 하면 정말 말도 안 되기 때문에 수술 전에 폐기능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만일 천식 등의 이유로 원래 폐기능이 안 좋았던 사람이라면 IA기라는 완전 초기 암이라고 할지라도, 유일하게 ‘완치’할 수 있는 수술이란 선택지를 못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병이 있어도 운동 등으로 심폐기능이 튼튼한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할 수도 있으니 평소에 열심히 운동하던 사람이 유리하다.

수술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 방법은 해당 암이 포함된 엽만을 잘라내는 폐엽절제술이며, 종양이 크면 왼쪽 또는 오른쪽 폐를 모두 절제하는 폐절제술을 시행한다. 암은 해부학적 단위로 절제해야 전이 위험이 가장 낮기 때문에 엽 등으로 단위로 보통 절제한다. 다만 폐의 엽은 우측 폐가 3개 엽, 좌측 폐가 2개 엽으로 매우 적다. 따라서 폐를 절제했을 때 호흡기능이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드물게 쐐기절제술이나 분엽절제술를 시행하기도 한다. 다만 이는 재발률이 높아서 일반적으로는 완치를 확실히 기대할 수는 없는 방법이다.

흔히 말하는 ‘내시경 수술’인 흉강경 수술(VATS, Video-Assisted Thoracic Surgery)은 한국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수술법이기 때문에 외국과 달리 거의 모든 병원에서 시행이 가능한 편이다. 다만 암수술이란 종양을 ‘완전절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절개식 수술법을 해야 할 때는 절개식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즉, 흉강경 수술에 비해 절개식 수술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병원은 좋은 병원이라고 할 수 없는 게 진실일 것이다.
아주 간단히 말해서 ‘종양크기+2cm’ 정도의 절개크기가 안된다면 위험한 수술일 가능성이 높다 (갈비뼈를 벌리는 크기는 더 작기 때문에). 5cm이 넘는다면 T-staging이 cT3으로 올라간다(The 8th AJCC staging manual 기준으로 최하 2기 후반, 여차하면 3기). 그렇다면 흉강경 수술은 당연히 불안정하지 않을까? 흉부외과 전문의가 만약 자신의 가족이 수술을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적어도 8cm의 절개크기를 선택할 것이다.

항암화학요법

항암제를 경구나 정맥을 통해 투여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항암제는 병기나 발병위치 등 환우의 상태에 따라 처방하는 것이 다르며 방사선치료와 같이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이랑 병행하는 경우도 있는데, 수술 전에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을 신보강화학요법(Neoadjuvant chemotherapy), 수술 후에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을 보강화학요법(Adjuvant chemotherapy)라고 한다.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요법(Regimen)은 Cisplatin(또는 Carboplatin)에다가 Paclitaxel(또는 Docetaxel, gemcitabine, Vinorelbine)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이 효과적이지 않는다면 Docetaxel, Pemetrexed와 표적치료(Targeted therapy)를 시행한다.

표적치료제란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암세포만을 공격하여 다른 세포들에게 피해가 덜 가는 치료제를 말한다. 최근 수술할 수 없는 환우들의 희망은 바로 이 표적 치료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의 경우 전체 폐암 환자중 40%의 환자는 EGFR, 또는 ALK 유전자 양성인 환자이기 때문에 서양의 13%보다 표적치료제로 치료받을 확률이 높다.

참고로 표적치료요법에 관한 오해가 하나 있는데 ‘표적’치료 요법이니 다른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표적이라 함은 일반적인 항암제처럼 그냥 분열 잘하는 세포를 마구잡이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분자’를 공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아무리 잘 잡아도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분자일 확률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일반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을’수는 있지만 ‘아예 없기’는 힘들다.

방사선 치료

파장이 짧고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방사선을 이용하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 완치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와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으며 치료 방법 또한 다양하다. 항암화학요법과 같이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폐암은 방사선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라 완치를 기대해 볼 수도 있는데, 따라서 I, II기에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환자가 수술을 거부한 경우 사용하며, III기에서도 일부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항암화학요법 등에 반응이 없는 경우 보존적 치료를 해주기 위해서 시행하기도 한다.

소세포 폐암의 경우 제한기에 한해 적용이 가능하다. 확장기의 경우 암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방사선 치료에 의한 폐손상 부위가 지나치게 커지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

참고로 소세포폐암에서 항암화학요법을 통해서 완전 관해가 일어난 경우, 폐에서는 정말 완치일 수도 있는데 뇌 전이가 있어서 결국 환자가 죽는 것을 방지해주기 위해서 전뇌방사선조사를 해 준다. 안해주면 2/3의 환자가 뇌에서 재발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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