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색전증에 대하여

폐색전증에 대하여

 

폐색전증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색전(emboli)이 폐동맥을 막아서 생기는 질환이다. 의사와 환자 및 환자 가족간에 의료 분쟁이 가장 흔히 생기는 질환 중에 하나이다. 왜냐하면 멀쩡하던 환자가 이 질환이 있으면 갑자기 숨이 차는 모습을 보이다가 사망하기 때문이다.

크게 폐’혈전’색전증(Pulmonary Thromboembolism)인 경우와 아닌 경우로 나뉠 수 있다. 혈전색전증의 경우는 혈관 내로 특별히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우리 피가 굳을 만한 상황이 되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혈액이 아닌 물질이 혈관 내로 들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다른 물질이 혈관을 막을 수도 있다. 물론 완전히 인체에서 기원하지 않은 외부 물질일 가능성보다 다른 형태로 인체에 있던 물질일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골절이 발생했을 때 골수에 있던 지방이 혈관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지방색전증(Fat embolism), 급격한 기압(또는 물 속에서는 수압)차가 발생해서 혈액 속에 녹아 있던 공기가 나와서 혈관을 막는 공기색전(Air embolism), 출산 시에 양수가 혈액으로 들어가서 생기는 양수 색전(Amniotic fluid embolism)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지방색전, 공기색전, 양수색전은 굳이 폐가 아니라 다른곳을 막을 때 부터 위험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폐’ 색전증은 폐혈전색전증을 말한다.

참고로 이름 때문에 폐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폐와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발생한 쪽은 순환계통이고, 순환계통에서 문제가 생기니 멀쩡히 숨쉬고 있던 폐가 뜬금포로 폐동맥의 색전 공격에 당하게 된 것. 폐는 아무 잘못이 없다.

폐색전증은 미국 급사자의 20%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사망률 10%이며 한 해에만 세계인구의 5만명이 이 증상으로 사망에 이른다. 어른들이 어린이들보다 발병률이 높고,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유전적 소인이 발병에 관여한다고 여겨지고 있다. 주된 위험 요인으로는 심부정맥 혈전증이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며, 흡연과 경구용 피임약, 장시간 신체가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 상황, 장거리 여행, 임신이 있고, 암이나 겸상 적혈구 증후군, 심방세동 등과 관련이 있다.

병태는 대략 혈전 등으로 폐동맥이 막혔을 때 폐혈류가 감소하고, 그 결과 산소의 운반능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초래되는 것이다. 이물질이나 지방 색전, 공기 색전(CVP)보다는 하지 심부정맥 혈전증(DVT)이 대부분이다. 정맥판의 손상과 혈전의 형성은 폐혈관 폐색으로 저항을 증가시켜 폐고혈압으로 발전하게 되고, 그 결과 우심방의 압력이 증가하고 폐모세혈관 압력도 함께 증가하며, 최종적으로는 V-Q 부조화(Ventilation-Perfusion mismatch)가 나타나게 된다.

그 증상은 폐색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무엇보다도 기존의 건강상태로 보아 이해하기 어려운 갑작스럽고 심한 호흡곤란 및 흉통이 주가 된다. 신체 검진 상에서는 빈맥, 빈호흡, 마른기침 및 각혈이 관찰되지만, 청진에서는 거의 대부분 정상이며 드물게 악설음이 청취된다.

다리의 경우 50% 이상에서 DVT가 확인되며 흔히 말하는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 과도 관계가 있다. 중증의 경우 중한 청색증 및 심한 저혈압, 심정지가 나타나며, 가끔 팔과 흉벽 등에 점상 출혈이 발생한다.

언제 심장이 멎을지 모르는 심각한 응급질환이기 때문에 진단과 치료 과정이 알고리즘에 맞춰서 정확하게 시행되어야 한다.

우선 호흡곤란, 흉통 2가지가 주요 증상인데, 주요 발현이 흉통인 경우는 심장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물론 폐색전증도 초응급이지만 심근경색도 초응급이기 때문에 즉시 심전도 측정을 통해 배제해야 하며, 주요 발현이 호흡곤란인 경우는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의 급성 악화(Exacerbation) 같은게 아닐지 고려해보아야 한다. 후자의 경우는 보통 병력 청취를 해보면 감별하기 더 쉽다.

위와 더불어 빠르게 신체검진을 하고,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나가야 한다. 혈액검사는 일반혈액검사와 일반화학검사와 더불어 심근효소와 동맥혈가스분석(ABGA), D-dimer가 필요하다. 심근효소 검사를 나가는 이유는 심근경색이나 협심증 등의 심장질환을 배제하기 위함이다. 동맥혈가스분석은 현재 동맥혈의 산소화 상태가 어떤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나가는 것인데, 현재 동맥혈 산소화 상태와, 산소를 준 다음의 산소화 상태를 비교해서 병의 특성을 알아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산소공급을 하기 전에 시행해야 효과적이다. ABGA가 끝나면 산소를 주입해 주면서 Oximetry로 산소 포화도가 회복되는지 본다. 변화량을 측정할 때는 굳이 ABGA를 다시할 필요는 없고 Oximetry만으로 충분하다. 참고로 폐색전증에서는 산소포화도가 회복되어야 하며, 회복되지 않는다면 션트(Shunt)에 의한 질환, 예를 들어 무기폐, 폐렴, 폐부종, 심장 내 션트, 폐 내 혈관 션트 등을 의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D-dimer 검사는 혈관 전체에 혈전이 증가했을 경우 같이 증가하는 수치로 D-dimer가 높으면 현재 혈관 내에 혈전이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만일 위 검사 결과상 폐색전증이 의심될만한 결과가 나온다면, 조영증강 흉부 CT를 반드시 찍어서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폐색전증은 흉부 CT를 통해서 아주 잘 보이며, 따라서 CT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CT 확진이 되면 이후 본격적인 치료 절차로 들어간다. 참고로 일반 X-ray 같은 걸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폐색전증이 의심이 될 경우 먼저 Wells Criteria에 따라 환자를 고위험군 혹은 저위험군으로 분류하게 된다.

Wells criteria는 다음과 같다.
  • 심부정맥 혈전증의 증상이 보일 경우 – 3점
  • 환자의 증상이 폐색전증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설명되지 않을 경우 – 3점
  • 빈맥 (>100beats/min)일 경우 – 1.5점
  • 환자가 3일 이상 움직이지 않았거나 4주안에 수술을 했을 경우 – 1.5점
  • 환자에게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폐색전증의 전력이 있을 경우 – 1.5점
  • 객혈의 증상을 보일 경우 – 1점
  • 악성 종양이 보일 경우 – 1점

기준에 따라 4점 이상 나타날시 고위험군으로, 4점 이하일 경우 저위험군으로 분류하게 된다.

그 후, 고위험군의 경우, 위에 서술한, Spiral CT를 통해 폐색전증의 유무를 검사하게 된다. 이때, 색전이 발견되지 않으면 폐색전증을 배제하게 되고, 색전이 발견될 경우 바로 치료를 하게 된다. 만일 환자가 신부전이 있을경우나, CT를 통해 진단을 내릴수 없을 경우, 도플러 초음파 검사(Duplex ultrasound)를 통해 하지의 심부정맥 혈전증을 검사하게 된다. 만일 이검사를 통해 혈전이 발견되게 되면 패색전증 치료를 하게 되고, 발견이 되지 않을 경우 V/Q Scan 이나 폐혈관조영법(pulmonary angiography)을 통한 침습성 진단을 하게 된다.

저위험군의 경우엔, 위에 서술한, D-dimer 수치검사부터 하게 된다. 폐색전증에 대한 민감성(sensitive)이 높은 검사 중 하나로, 저위험군의 환자에 한해, 수치가 정상일 경우 폐색전증을 배제할수 있다. 만일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경우, 환자는 다시 고위험군으로 포함되어, Spiral CT를 통해 검사를 시작하며 그 후, 같은 알고리즘에 따라 진단하게 된다.
질병 위험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폐색전증이 일어나면 폐로 혈액이 안가기 때문에 폐로 혈액을 뿜어주기 위해 우심실이 과도한 활동을 실시하게 된다. 또한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질 수도 있다. 이를 지표로 해서 질병의 심각도를 추측할 수 있다.

만일 우심실이 정상이고 혈압도 정상이라면 항응고(Anticoagulation)치료만 해 준다. 항응고제로는 유명한 것이 헤파린(Heparin)이 있는데, 이건 주사제이다. 먹는 제제로는 와파린(Warfarin)이 있지만 이건 먹고 효과가 나타나기 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헤파린 주사를 맞다가 와파린으로 5~7일 후 넘어가는 식으로 해서 치료한다. 요즘은 Rivaroxaban이라고 하는 더 좋은 약이 나왔는데, 먹는약인데도 즉시 효과가 나타나서 선호된다. 항응고 치료라고 하면 더 응고물이 생기는 것만 막겠다는 것 처럼 보이지만, 만일 질병이 경한 경우는 원래 혈관 내 혈전은 계속 녹았다가 생겼다가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더 생기게만 안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라 하겠다.
만일 항응고제를 쓰기 애매한 경우나, 항응고제를 써도 효과가 영 좋지 않은 경우는 추가로 색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정맥에 필터를 달아주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하대정맥을 Inferior vena cava, IVC라고 하기 때문에 IVC filter라고 한다.)

우심실 활동도 영 안좋고 혈압이 떨어지는 사람의 경우는 더 공격적인 치료인 혈전용해제(Fibrinolytic agent)을 투여해 준다. 혈전을 직접 부숴 주는 치료이기 때문에 혈전이 확실히 빨리 없어진다.
혈전이 생겼으니 폐색전증인 모든 사람에게 혈전을 용해해 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몸의 혈관은 계속해서 작은 상처가 생기고 그것을 혈전이 막아주는 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혈전용해제를 쓰면 엉뚱한 곳에서 출혈이 생겨서 더 막장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혈압이 떨어지고 우심실 활동이 영 좋지 않은 사람이라도 출혈 질환의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혈전 용해제를 사용할 수 없다.
만일 위에서 설명한 ‘혈전용해제가 필요한데 못 주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약이 아닌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혈전제거술(Embolectomy)이라고 하는 수술로 직접 혈전을 끄집어내는 수술을 해 줄 수 있다. 당연히 심장수술이므로 인공심폐기를 사용해야한다.

우심실 활동이 애매하게 약간 이상한데 혈압은 괜찮은 경우는 의사가 판단해서 항응고제를 쓸지 혈전용해제를 쓸지 결정하게 된다. 환자의 현재 다른 신체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물론 우심실 활동이 많이 안좋으면 혈전용해제가 맞다.
특별히 다른 병을 갖고 있거나 약을 먹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거의 위험요소는 심부정맥 혈전증 하나라고 보면 된다. 다른 병을 갖고 있거나 약을 먹고 있으면 의사의 지시에 따르면 된다. 이하는 심부정맥 혈전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
  • 규칙적인 운동 : 그냥 건강해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다리를 움직이라는 것이다. 다리 심부정맥에서 주로 혈전이 생기기 때문에 다리가 꼼짝않고 가만히 오래 있으면 위험하다. 특히 수술 이후에 최대한 빨리 걸어보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비행기에 오래 타고 있으면 그것도 다리가 계속 가만히 있는 것이라 위험하다.
  • 다리 압박 : 일부러 이런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리를 마사지해주거나, 압박 스타킹을 신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수술시에는 압박스타킹을 신겨 준다.
  • 다리 올리기 : 골절 등으로 도저히 못 움직이겠는 경우는 다리를 몸보다 높게 해 준다. 다리쪽에 피가 고이는 게 문제기 때문에 다리를 들면 다리에 피가 고이지는 않는다.

입원 환자 중 일어나서 움직일 수 없는 환자에게는 위에서 나온 항응고제를 함께 처방하는데 움직이지 못하면서 주로 사지 말단에서 혈전이 생겨 폐색전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투여하는 것이다. 호흡기 등을 달고 있어 구강 섭취가 힘들다면 헤파린 주사, 식사가 가능하다면 리바록사반(상표명 Xarelto)를 투여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