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상풍에 대하여

파상풍에 대하여

 

파상풍(破傷風, tetanus)은 상처 부위에 침투하여 증식한 파상풍균(‘Clostridium tetani’)이 만들어내는 신경 독소에 의해 근육 수축과 동통을 유발하는 감염성 질환을 가리킨다.

 

파상풍의 원인

 

파상풍균은 클로스트리디움속에 속해있는 그람 양성(gram positive)의 혐기성 세균으로, 파상풍의 원인균이다.

클로스트리디움속 세균들과 공통적인 특징으로는 그람 염색상에서 그람 양성으로 나타나며, 아포를 형성하는 막대(흔히 ‘북채’라고 표현됨) 모양의 간균이란 점이 있다. 편모가 있어 자체적인 운동성을 가진다. 혐기성이라 산소가 적은 곳(토양, 집먼지진드기, 물, 동물의 분변 등)에서 생장하며, 이 세균이 상처를 통해 신체에 들어오면 산소가 많지 않은 깊은 상처 속에서 번식한다.

두 종류의 독소를 분비하는데, 신경독(neurotoxic)과 용혈독(hemolysin)이다. 신경독에 해당하는 tetanospasmin은 운동신경말단의 신경근접합부(NMJ) 억제성 전달물질(inhibitory transmitter, 글리신이나 GABA 등.)이 방출되는 것과 신경전달물질이 회수 및 재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근강직을 유발해 심장마비 혹은 호흡곤란으로 사망을 일으킬 수 있다. 보툴리누스균의 독소와 그 작용 기전이 정반대인데, 보툴리즘 독소 쪽은 반대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막아 근육의 이완성 마비를 일으킨다. 이러면 근육이 늘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고, 이걸 역으로 이용한 것이 보톡스이다. 보툴리즘 독소 이상의 파괴력을 갖고 있는데, 6배나 강력하여 보툴리누스톡신의 경우 치사량이 10~13ng(나노그램)/kg 지만 파상풍 독소의 경우는 2.5ng/kg다. 하지만 보툴리누스와 피상풍 독소의 치사량 측정은 10배 단위로 왔다갔다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정확하다고 확신하진 말자. 용혈독인 tetanolyisn은 산소에 민감하며, 환원 상태일 때 강한 용혈독성을 보인다.

파상풍은 균 자체가 증상을 일으키는게 아닌 균이 파괴되면서 방출되는 독소에 의해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파상풍 백신은 Clostridium tetani가 생성하는 독소를 항원으로 하는 항체를 생성하게 하여 파상풍에 대한 면역을 얻게 하고, 파상풍 치료는 항생제 투여를 통한 균 생장 및 독소 생성/작용 억제와 근육 강직 증상을 완화하는 미다졸람 등의 진정제 투여 등으로 이루어진다.

파상풍은 치료하지 않을 시 치사율이 50%에 달하므로 빠르게 치료해야 하며, 파상풍이 완치되어도 파상풍에 대한 항체가 생성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염된 흙, 철기 등에 깊은 상처를 입을 시 우선 파상풍 백신을 주사하며, 의사의 판단 상 입원을 시켜야 하거나, 증상이 발현 될 시 입원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

실제 감염 사례는 흙을 통한 감염이 많다. 파상풍 원인균이 흙 속에 있다가 상처를 통해 인체에 침입하면서 파상풍이 발생하는 것.

파상풍 하면 녹이 슨 물건에 찔리거나 베여서 생기는 병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녹 자체는 파상풍을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녹이 슬 정도로 오래 쓰거나 방치된 기구들은 위생과는 거리가 멀테니, 보통 실외에 많이 있는 녹슨 금속의 표면은 파상풍 균이 번식하기 좋으며 특히 자상(찔린 상처)은 균을 깊숙이 들여보내게 된다. 이런 깊은 자상은 상처를 씻어내기 어렵고 산소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혐기성(생존에 공기가 필요 없는) 세균인 파상풍 균에게는 최적의 번식 장소가 되어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 즉, 위생적이라면 녹슨 물건도 파상풍과는 큰 상관이 없으나 다수는 위생적이지 않다는 게 문제.

균 포자가 거름을 뿌린 흙에 많다 보니 주로 농촌에서 낫, 톱, 작업용 칼 등 날카로운 도구를 사용하다 찔리는 경우 발병하기 쉽다. 흔히 나오는 어디 다쳐서 왔다가 며칠 뒤 갑자기 숨진 사람들의 상당수는 파상풍 감염으로 추정된다.

 

파상풍의 증상

 

파상풍 균이 체내에 유입된 경우, 통상 3~21일의 잠복기를 거치며 초기에는 상처 주위에 국한된 근육 수축이 발생되며 신경독의 일종인 tetanospasmin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이 독소는 균 내에서는 비활성인 상태로 있다가 균이 죽게 되면 바깥으로 배출된 후, 축삭형질이동(axoplasmic transport)을 통해 척수와 뇌간으로 이동한다. 이때 척수와 뇌간에 있는 수용기에 달라붙어 신경전달을 방해하여, 파상풍 증세의 특징인 경련과 근육 강직,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이 동반 될 수 있다.

초기엔 흔히 근육의 고장성(hypertonicity)과 교근(masseter muscle)의 수축으로 인해 개구장애가 보여지게 된다. 그 후 안면 경련으로 인한 경소(risus sardonicus)와 아래 사진에서 보여지는 후궁반장(opisthotonus)이 나타나게 된다. 경소란 안면 근육이 수축 상태를 강제로 계속 유지하게 되면서 비웃는 듯한 표정을 하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증상들은 근래에는 보기 힘들며, 감염된 국소 부위에서의 증상만이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

파상풍은 잠복기가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으나, 보통은 약 8~11일 정도이다. 감염된 상처 부위와 중추신경계가 멀수록 잠복기가 길며, 가까울수록 증상도 격심해진다. 신생아 파상풍(neonatal tetanus)은 7일에서 14일 후 증상이 나타나며, 7일간 지속된다. 신생아 파상풍은 탯줄을 자를 때에 가위가 오염된 경우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위생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기 쉽다.

환자는 사망하기까지 극심한 통증을 겪는다. 이는 파상풍의 특성상 운동 신경은 마비되지만 감각 신경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파상풍 증상이 전신에서 발현되는 단계에 이르면 말 그대로 온 몸의 수의근이 경련하는데, 쉽게 말해 쥐가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존재하는 근육이란 근육에 전부 나는 것. 일반적으로 동체 전면 근육에 의한 수축력보다 동체 배면 근육(등쪽의 근육들)에 의한 수축력이 강하기 때문에 몸이 동그랗게 말리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게 심해지면 흉곽을 압박하여 호흡이 곤란해지는 상황(즉, 질식)까지 갈 수 있다. 그것도 온전히 자신의 근육 힘만으로. 문제는 전술했듯이 감각 신경이 살아있으니, 이 모든 과정의 고통이 여과없이 전해진다는 것.

파상풍균에 노출되는 경우, 특히 위생 관념이 떨어지던 과거에는 사망률이 48%에서 73%까지 보고되었다. 요즘엔 발생시 신속한 조치들을 취하기 때문에 약 11% 정도로 낮아졌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병인데 신속한 의학적 조치를 취해도 사망률이 10%가 넘는다는 것은 굉장히 무서운 질병이다. 특히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과 신생아, 60세 이상의 노년층의 사망률이 가장 높은 편이다. 하여튼 살상력만 따지면 거의 생물 무기 수준으로 그 악명 높은 보툴리누스균도 상대가 안 된다. 균이 한번 침투하면 체내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며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기 때문에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리고 낮은 확률도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되므로 예방 접종은 몇 년마다 받도록 하자.

 

파상풍의 치료

 

현재 쓸 수 있는 혈액 검사가 없고, 환자들 중 감염된 상처에서 파상풍 균이 검출되는 경우는 30%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증상의 발현 여부를 진단의 기초로 한다. 임상 검사에서는 압설자 검사(spatula test)를 이용한다. 뒤쪽 인두 벽을 끝이 부드러운 기구로 건드려서 나타나는 증상을 보는 것인데, 양성 반응은 턱이 강제로 수축하는 것(따라서 기구를 문다)이고, 음성 반응은 기침 반사가 나타나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청결 상처인지 오염 상처인지에 따라, 그리고 환자의 예방접종력에 따라 처방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3번 이상 제때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상처에 관계없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가 백신을 3번 이하로 접종하였거나, 마지막 부스터샷 접종 이후 지난 기간이 10년 이상일 경우엔 상처의 종류에 따라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청결 상처의 경우 Td만을 투여하고, 오염 상처의 경우 Td와 TIG 전부 투여하게 된다.

상처를 반드시 소독해야 하며, 괴사하고 감염된 조직은 절개해야 한다. 항생제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을 처방하여 균을 죽일 수는 있으나 독소에는 효과가 없다. 이전에는 페니실린도 치료제로 사용되었으며 경련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론적인 근거로 인해 보통은 처방하지 않으나, 메트로니다졸을 쓸 수 없다면 사용이 권장된다. 인간 파상풍 독소 면역글로불린이나 파상풍 면역글로불린의 투여가 필수적이다. 정확한 파상풍 독소 면역글로불린을 쓸 수 없다면 일반 면역글로불린을 대신 투여할 수 있다. 모든 파상풍 환자는 예방접종을 받거나 추가접종을 받아야 한다.
  • 경증 파상풍
    • 파상풍 면역글로불린(TIG)을 혈관 또는 근육주사
    •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 혹은 Penicillin G를 10일간 혈관주사
    • 디아제팜(diazepam)은 경직(tetany)을 완화시키는 데 사용되게 된다.
    • 파상풍 예방접종
  • 중증 파상풍: 중환자실에 입원을 요한다. 위에서 언급한 경증 파상풍 치료법에 다음 조치가 추가된다.
    • 인간 파상풍 면역글로불린(TIG)을 척수 주사(4%에서 35%로 임상 개선)
    • 3주에서 4주 동안 기관절개 및 인공호흡
    • 근육 경련을 막기 위해 마그네슘을 혈관주사
    • 지속적인 혈관 주사로 디아제팜 투여
    • 자율신경계의 영향(고혈압, 저혈압, 열)은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혈관 주사로 라베타롤(labetalol, 혈압강하제), 마그네슘, 클로니딘 (clonidine, 혈압 강하제) 니페디핀(nifedipine, 혈압 강하제)의 투여가 필요할 수 있다.
    • 경련 감소를 위해 디아제팜 같은 근육 이완제를 투여할 수 있다. 증상이 극심한 경우에는 쿠라레 같은 약물로 환자를 마취시킨 후 인공호흡기를 사용하여, 환자의 생명을 피동적으로 유지시키는 조치도 필요하다.

파상풍 감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도 유지와 적절한 영양공급이 요구된다. 3500에서 4000 칼로리의 영양분(그리고 최소 단백질이 150g 이상)을 액상으로 직접 위로 넣어주거나, 종합 비경구 영양(total parenteral nutrition, 혈관주사를 통해 영양 공급)으로 투여한다. 이러한 고열량 규정식 유지는 근육 활동의 증가로 인한 신진대사 부담 때문에 필수적이다. 파괴된 신경 축색돌기 단말을 회복해야 하므로, 완전한 회복에는 4~6주 정도가 걸린다.
산간, 도서지방의 보건소 및 각 병원에서는 파상풍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 백신과 급성 쇼크를 방지하는 처치제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농촌에서 낫에 찔리면 절대 무시하지 말고 일단 보건소 또는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특히 광발성 쇼크를 일으키므로 파상풍이 의심되는 환자는 빛을 보지 않도록 눈을 가리고 신체를 고정시킨 상태로 차량 등 기타 수단으로 신속히 이동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119 구급대 구급차에 과거 초록 커튼이 있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광발성 쇼크로부터 환자 보호 목적이었는데 구급차는 선팅되어 있어 초록 커튼은 없어졌다.

파상풍을 일으키는 균종은 거의 파악되어 예방 백신이 존재한다. 그리고 파상풍 예방 백신은 대한감염학회에서 인정하는 전국민에게 추천하는 백신들 중 하나다. 군대에서도 이걸 접종하는데 그 이유는 군인이 철조망과 삽, 낫 등을 다루는 일이 많고, 군의 특성상 험한 작업과 훈련이 많기 때문에 파상풍 걸리기 쉬우므로 전투력 유지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훈련소에서 몇 기수씩 꿇고 남는 사람들이 있는데 원인이 이거인 케이스가 꽤 많다. 조금이라도 다쳤으면 얼른 얘기해서 최소한 소독이라도 한번 하는 게 좋다.

화상과 마찬가지로 옛날 사람들 특유의 무지가 반영되어서 당장 소독하고 병원 가야 한다는 구급대원의 조언에 마을 사람들이나 지인들이 소주 바르면 낫는다 며 우겨서 상처가 덧났다거나 하는 일화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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