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루에 대하여

치루에 대하여

 

대장 내 점액분비선이 병균에 감염되었을 때 생기는 병으로 보통은 항문직장농양이라는 증상에서 시작된다. 항문직장농양과 치루를 다르게 보는 경우도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같은 병이다. 간단히 말해서 급성이 항문직장농양이고 그 항문직장농양이 만성이 되는 게 바로 치루다. 항문직장농양을 다룰 때, 단순히 배농하고 닫아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재발하는 경우가 워낙 많다보니 항문직장농양이 발견된 시점에서 바로 치루처럼 항문샘을 제거하는 경우도 적잖다.

 

치루의 원인



원인이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항문에 난 상처를 통해 병원균에 감염되는 경우로 가장 일반적이고 흔한 사례이다.

2번째는 좀 드물기는 하지만 결핵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보통 결핵이라고 하면 기침을 하는 폐 관련 질환을 떠올리지만, 사실 결핵은 신체 어느 장기에든 생길 수 있는 병이다. 만약 항문 쪽에 결핵이 발생할 경우 이는 곧 치루로 나타난다. 이때는 같은 질병이라도 결핵이 원인인 만큼 결핵약을 같이 먹으며 치료해야 하며, 완쾌까지도 더 많은 시간을 요구한다.

마지막 3번째가 크론병이라는 염증성 질환이 원인이 되는 경우이다. 본래 크론병은 소장 및 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이게 항문으로 전이되면서 합병증으로 치루를 일으키는 것이다. 크론병으로 인해 생긴 치루는 3가지 원인 중에서도 치료가 가장 어려운데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려운 난치성 질환이기 때문이다. 결핵은 오래 걸리더라도 약을 꾸준히 먹으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크론병은 완치가 불가능하여 한 번 걸리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다. 여러 가지 약이 개발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증상을 가라앉히는 데까지 시간도 상당히 오래 걸리며 상황에 따라선 2~3 차례의 반복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무조건 절제 및 배제 수술을 하는 게 아니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의사의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 져야만 한다.

 

치루의 증상



처음에는 항문 주위에 부드럽고 만지면 아픈 혹이 생기는데 이는 항문직장농양단계로 운 좋은 사람은 고름을 제거하는 배농시술만 해도 낫지만, 보통 약 65% 정도는 배농을 했더라도 치루로 발전한다. 이때는 완전히 항문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하며, 애초에 치루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에 그냥 치루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항문직장농양을 방치하여 증상이 심해지면 항문샘과 연결되어 있는 괄약근에도 감염이 전파되어 괄약근을 타고서 감염 부위가 넓어지다가 대부분의 경우 항문 근처까지 나와서 항문에 새로운 길을 내게 된다.

이렇게 나는 길도 꽤 여러 가지로 내괄약근 안쪽, 내괄약근 관통, 외괄약근 안쪽, 내외괄약근 관통, 외괄약근 선회, 발굽형 등으로 난다. 뒤에 언급된 것일수록 수술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보면 된다. 심하면 성기까지 타고 올라가거나 고름 주머니가 밖으로 터져 항문이 2개가 되는 경우도 있으며, 감염 부위가 뿌리를 쳐서 고름이 나오는 혹이 여러 개 생기기도 한다.

수술 후 고통은 치질 중에서는 비교적 적은 쪽에 속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수술 과정에서 괄약근 쪽을 건드리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괄약근 손상’이라는 별개의 고통이 기다린다. 괄약근과 그 주변의 살을 전부 절개해야 하는지라 완전히 나을 때까지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리고, 나은 이후에도 괄약근이 약해지는 경우가 있어, 앓고 난 후의 정신적 후유증이 심한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항문농양 단계일 때는 괄약근 손상을 최소화하고 이후 꾸준한 좌욕 및 약물 복용으로 염증을 낫게 하는 방식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일단 수술 기술이 꾸준히 발전해서 최대한 괄약근 손상을 피하는 방법들이 나오고 있지만, 치질 중에서도 걸릴 확률이 낮은 게 치루이며 항문이라는 민감한 장소를 건드리는 만큼 최대한 숙련되고 평 좋은 의사에게 받는 게 좋다. 치열로 인한 치루의 경우 치열의 원인이 너무 높은 항문 괄약근의 압력 때문일 수 있는데 수술로 항문 근육의 일부 기능을 저하시켜서 치열의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치루의 가장 곤란한 점이라면, 일반 치질과 달리 치루는 달리 예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치열, 내치핵, 외치핵 같은 기타 치질의 경우, 변기에 오래 앉아있는 습관을 고치고 좌욕을 생활화하면 예방이 가능하며, 초기 단계라면 이런 비외과적 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치루는 그렇지 않아서 항문직장농양이 생긴 시점이라면 배농을 하든 항문샘을 제거하든 일단 생기면 외과수술로 끝을 봐야 한다. 치열이 치루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고 치열이나 치핵 같은 다른 치질이 원인이 돼서 생기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열과 다른 치질만이 치루의 원인인 것은 아니다. 아무 관계 없던 항문 근처 내부의 염증이 항문 쪽을 감염시키면서 치루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고, 뜬금없이 대장균 때문에 치루가 생기는 경우도 있는 등, 원인이 천차만별이다. 기껏해야 면역력 낮추는 술 담배 하지 말고, 치열이 생기지 않게 변을 무르게 하지만 항문 손상을 일으키기 쉬운 설사를 피하는 식습관을 가지는 정도의 예방밖에 할 수 없는데, 사실상 마땅한 예방법이 없는 셈이다.

어쨌든 치질 중에서 워낙 어디로 튈지 가장 모르는 놈이며, 어느 병원의 모 간호사는 ‘치루는 항문외과계의 응급수술이다’ 라는 명대사(?)를 남기기도 했다. 재발 위험성도 낮다고 할 수 없으니, 일단 한 번 걸려 놓으면 환자에겐 영원한 트라우마가 된다. 무엇보다 세 종류의 치질 중 가장 위험한데, 가능성은 낮은 편이지만 10년 정도 방치할 경우 치루가 항문암으로 변이되어 죽을 수도 있다.

항문직장농양 단계부터 개인차가 심하기 때문에 치루의 확인이 어려울 수 있다. 누구는 정말 크게 앓아누워서 ‘어떻게 이걸 모르냐?’ 수준의 병증을 앓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냥 항문 소양증, 단순 발열 및 설사 정도로 병증이 발현하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라면 항문 주변이 불룩 솟아도 뾰루지인가보다 하고 넘길 위험성이 크다. 누관이 몇 개씩 생기는 복잡치루를 겪는 대부분의 사람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다만 복잡치루로 발전되면 더 이상 참는 것은 어렵다. 이렇게 병증이 진행되었을 경우, 변을 볼 때나 걸을 때마다 온몸을 뒤틀리게 하는 통증, 작열감이 찾아오는 것은 일반적이라 할 수 있으며, 항문 근처에 발생한 여러개의 누관에서 고름과 진물이 흘러나와 속옷을 적시고, 엄청난 악취를 유발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다. 이걸 느끼지 못하거나 개의치 않고 10년 정도 묵혀서 낮은 확률로 암으로 악화될 정도면 어느 병이든 조기발견하기는 글렀고, 어떤 병도 대처할 수 없는 유형의 사람이다.

환자가 치루인지 모르면, 일단 피부과로 가서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피부과에서 단순한 고름 정도로 판단하여 그저 빨아들이는 잘못된 시술을 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환부가 항문이 아니라 엉덩이이기 때문. 물론 피부과 의사들도 당연히 초기 치료로 답이 안 나오는 환자를 계속 붙잡고 있을 정도로 무지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이 절대 아니고, 치루라는 질병 자체에 대한 이해 자체가 전무한 것도 아니니, 결국 항문외과로 가는 소견서를 조만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니 처음에 어떤 병원을 방문해야 할지를 너무 심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멀게는 항문에서 10cm 떨어진 곳에서 구멍이 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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