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의 위험성에 대하여

스테로이드에 대하여

 

사이클로헥실 고리 셋에 사이클로펜틸 고리 하나가 붙은 통칭 ‘스테로이드핵’ 구조가 있는 화합물의 총칭. 대부분 생물체에서 발견되는데 생명 현상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스테로이드라고 하면 호르몬 정도가 떠오르지만, ‘스테로이드’는 여러 물질을 두루 가리키는 단어라 세부적으로는 종류가 매우 많고 효능도 제각각이다. 심지어 식물이나 곰팡이류도 스테로이드를 분비한다.

스테로이드는 어떤 특정한 화학 구조가 있는 화합물 전체를 가리키지 특정 호르몬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사과와 포도가 같은 ‘과일’이라고 해서 똑같은 게 아니듯이,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스테로이드와 운동선수들이 약물로 쓰는 스테로이드는 전혀 다른 호르몬이다. 사실 염증 치료용 스테로이드는 오히려 근육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물론 둘다 오남용하면 심각하다는 것은 똑같다. (특히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특수한 의학적 이유가 없다면 사용하는 것 자체가 오용이다.)

연고나 주사제로서 염증을 없애는 데 쓰이는 것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인데, 주로 몸 안에서 콜레스테롤을 재료로 합성되고 코티손(당질 코르티코이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 성호르몬 등이 있다. 근육을 만드는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로서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와 전혀 다르다.

생물체 내에 없는 스테로이드는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사용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의 일종. 신체 전반에 광범위하고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단백질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을 총체적으로 증가시킨다. 결론적으론 ‘체급’의 전반적인 성장이 유발되며 따라서 혈관 신생과 근조직 성장도 동반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어떤 종류든 안드로겐 수용체에도 작용하기 때문에 안드로겐 작용을 동반하며, 따라서 신체 체급의 총체적인 증대와 함께 남성화 효과를 일으킨다. 또한 아로마타이스 효소의 작용으로 스테로이드 고리가 방향족화 되어 에스트로겐류로 변환되는 특성도 있어, 결국엔 모든 종류의 신체 발달이 비선택적으로 증대되고 여성화도 동반된다.

근육형성과 모든 신체성장의 원인물질 그 자체이기 때문에 효력은 정말 강력하지만, 안타깝게도 호르몬이란 게 1대1로 작용하는 정밀 명령어가 아닌, 두루뭉술하게 여러 작용을 일으키는 융단폭격 같은 신호전달물질이라 완전히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 심지어 어느 정도 안전한 선에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알고 이해하지도 못하였다. 게다가 신호전달 물질 중 특히 강력한 호르몬 중에서도 스테로이드는 세포막을 뚫고 직접 세포핵까지 직통하 물질이기 때문에, 작용을 통제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인체가 스테로이드 분비를 조절하는 기능은 매우 어설프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스테로이드를 투입하면 인체의 항상성 유지 기능이 그에 제대로 맞춰가지 않고 맛이 가버리기 십상이다.

또한 스테로이드의 무식한 위력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흔히 아는 기능 향상을 만족하는 수준의 효과를 내려면 알려진 적정 용량의 수배에서 수십배를 투여해야 한다. 즉 무지막지한 물질임은 분명하지만, 그 위력은 실상 과장되었다. 유전/환경적 한계를 넘어서는 결과를 내려면 절대로 안전하지 않을 만큼 극단적으로 과량 투여를 해야 한다. 그렇다고 소량을 투여하더라도 스테로이드의 미처돌아가는 위력 때문에, 긍정적 효과는 미미한데 부정적 효과는 파멸적으로 터져나오는 것이 아주 흔한 결과다.

적정용량이 지켜질 리가 만무하고, 지키면 쓰는 의미가 없고, 지켜도 부작용이 심각하기는 마찬가지인, 적법한 의약품으로 사용하기에는 최악인 조건을 모두 갖추었기에 사실상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마약 수준으로 금기시된다.

스테로이드는 간에서 대사되어 오줌으로 배출되는데, 대부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간에서 분해되지 않도록 17 알파 알킬화 처리가 되었다. 이 때문에 간에서 효소를 퍼부어도 분해되지 않고, 대부분 신장을 통해서 통짜로 배출된다. 이를 다르게 설명하면 간이 스테로이드를 제거하려고 열심히 효소를 뿜으며 혹사당해 간독성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스테로이드를 경구 투여한 경우 간을 거쳐서 혈액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경구 투여가 가능한 스테로이드는 전부 알킬화 처리가 되어서 간독성이 매우 강하다. 또한 간에서 처리되지 않고 신장으로 가는 만큼 신장에도 해롭다. 알킬화 조치는 스테로이드의 위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안드로겐성 작용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므로, 스테로이드 대체요법에 쓰는 약물을 제외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대부분은 알킬화되었다.

대부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테스토스테론 유사체로 단백동화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계된 약물로, 안드로겐 효과를 증폭시킨 경우는 드물다. 호르몬 대체요법용 약물은 두 작용 모두 딱히 극대화하지 않고 원 목적에 충실하도록 설계되었다.

흔히 운동선수들이 도핑에서 스테로이드가 검출되었다고 할 때 말하는 물질이 바로 이것이다. 근육량이 중요한 종목의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것의 사용을 우연이든 아니든 한번쯤은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운동선수들이 흔히 사용하는 스테로이드만 봐도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회복시켜 근육의 회복을 빠르게 촉진하고 글루코 코르티코이드의 근육조직 약화 효과를 차단하므로, 절박감에 빠진 일부 선수들은 잘못임을 알면서도 빠지기 쉽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아니지만 펩타이드 호르몬인 성장 호르몬도 강력한 아나볼릭 작용이 있어 실질적으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동일시된다. 성장호르몬도 HGH를 그대로 쓰는게 아니라, 대부분은 HGH 유사체들, 즉 성장 호르몬 작용을 하는 물질 (Somatotrophin)로 따로 설계한 것들이 사용된다. 예외적으로 IGF-1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그대로 쓴다. 이쪽의 경우도 스테로이드와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과용량을 써야 효과를 보며, 성장 호르몬 특성상 IGF-1이라는 스테로이드 뺨치게 복잡한 작용을 하는데 생긴 건 인슐린 같은 IGF-1의 분비가 유도되는 데다가 성장 호르몬 자체도 호르몬이니 작용이 광범위해, 과량 투여시 부작용은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그 이상으로 예측 불능에 더욱 치명적이고 소량 투여시에는 효과를 못 보면서 부작용만 끼얹어주기 십상으로, 역시 적법한 약물로는 최악의 특성을 전부 가지고 있다. 성장 호르몬도 작용하는 과정에서 간을 거쳐가기 때문에 간에 부담을 주며, IGF-1 분비가 촉진되므로 인슐린 계통에도 부담을 줘서 간과 췌장, 신장 등 모든 장기에 해롭다.

많이 헷갈리는 것이, 근육을 키우고 군인이나, 운동선수들이 쓰는 스테로이드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고, 염증완화 등 약에 쓰이는 목적의 스테로이드는 코르티코이드다. 당질 코르티코이드 같은 다른 스테로이드들은 단백동화 효과가 없어 아나볼릭과는 아무 상관 없다. 오히려 아나볼릭이 아니라 카타볼릭, 즉 근육 이화작용을 하는 경우가 많고, 투여시 근육을 오히려 분해하고 근력을 약화시킨다. 또한 분비되는 위치도 다르므로, 이름만 비슷하고 완전히 다른 물질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용도

 

본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들은 에이즈 같은 극악한 질병이나 심각한 외상 등으로 인해 골격근이 극도로 위축된 환자들의 근육량을 회복시키거나, 테스토스테론 결핍 환자에게 테스토스테론을 보충할 목적이나 유전적이나 후천적인 이유로 성장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상술했듯 근육을 증가시키는 용도로 더 많이 쓰이며, 근육을 성장 시키는 것으로 검증된 거의 유일무이한 약물이기 때문에 엄청난 수준의 오남용이 발생하고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누군가 스테로이드를 쓰기 시작하면 너도나도 사용량을 늘리는 악성적인 경쟁이 일어나 결국 치명적인 의학적 부작용 때문에 스포츠 하나가 개박살날 수 있어, 금지약물로 지정하고 있으며, 적발시 도핑으로 처벌받는 대표적인 금지 약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틴(단백질 보충제)이나 부스터 등을 스테로이드와 착각하는데, 프로틴은 순수 단백질이고 부스터는 카페인+아미노산+기타 광고에 적어넣을 성분들을 혼합한 음료나 가루 제품이라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없다.

단기간에 근육량을 키우고 유지 가능하기 때문에 극한 상황에 투입되는 민간 군사기업의 전투원, 경찰 등도 사용한다. 정상적인 군사 조직이면 안정적인 병력 유지를 위해 사용을 금하나, PMC의 경우는 정말 험한 곳에 투입될 수 있고, 부작용 걱정할 상황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부작용

 

실존하는 현대판 규화보전, 고자신공과도 같은 약물로, 근육을 키우는 것 외에 백해일익이라고 할 수 있다. 단일 호르몬은 거의 없고 복합형으로 생산되는데, 정상적으로 구할 수 없으니 각종 수의사용이나 동물실험용으로 나온 물건들도 운동선수들이 비싼 값을 치르고 구해서 쓰는 판. 당연히 몸에 작살나게 안 좋다. 특히 호르몬은 100만분의 1그램만 들어가도 몸 전체에 크나큰 영향을 주는 매우 민감한 물질이기 때문에 단 한번만 주입한다고 해도 영구적인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호르몬으로 생긴 문제가 약을 끊는다고 나아질 것 같았으면, 대표적인 호르몬 질환인 당뇨병 환자들이 난치병으로 고생할 이유도 없었다. ‘나는 딱 한번만 하니까 괜찮겠지.’ 하고서 했다가 실제로 부작용이 일어날지 아닐지 아무도 모른다. 

이 때문에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부적절한 사용은 거의 대다수의 프로스포츠에서 금지되어 있다. 스테로이드로 인한 경기력 강화(PED, Performance Enhancing Drugs)의 문제 이전에 선수의 생명과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뇌 및 척수신경손상으로 인한 영구적인 신경장애, 탈모, 피부조직 괴사, 성기능 퇴화 및 무정자증, 고환 위축, 음경 위축, 발기부전, 간암, 심장병, 여유증, 여드름, 정서불안, 우울증 따위가 있다. 심장이나 간뿐만 아니라, 담즙통로가 막힌다든지 하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응급실 직행.

흔히들 스포츠에서 약쟁이를 단속하는 이유를 ‘훈련 없이 단기간에 결과를 내고자 하는 행동을 일종의 치팅이라고 간주해서’라고 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으로부터 선수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당장 저 위의 내용을 다시 읽어보라. 스포츠에 아무런 정보나 인지가 없는 사람들은 무슨 비디오 게임에서 물약 들이켜고 HP 회복하거나 능력치 버프하는 것마냥 스테로이드를 다루는데, 이런 스테로이드를 투약하고 즉시 경기에 나감은 운동하다가 심장 터져서 죽겠다는 것과 같은 자살행위다. WWE 프로레슬러들 중 약물 부작용으로 숨진 레슬러들 상당수가 이런 케이스로 실제 선수들은 스테로이드 투약 후 약효에 따른 계산 하에 웨이트 트레이닝의 효율을 강화해 벌크업 효과를 얻은 뒤 스테로이드 성분이 몸 속에서 다 빠져나갈 때 몸을 다 만들고 경기에 나선다.당연히 심장에 문제를 주는 다른 약물(예를 들면 술담배)과 병용했다간 둘이 시너지를 일으켜 심장 오버클럭과 함께 그리고 주기를 아무리 잘 맞춰서 부담을 줄인다 해도 평상시에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와 돌연사를 당할 확률은 그대로다.

1980년대 동독을 비롯한 공산권 스포츠선수들이 은퇴 이후 심각한 약물 후유증을 겪은 것이 스포츠계가 도핑 금지 규율을 강화하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선수 보호차원으로 도핑 금지를 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선수들이 먹는 한약이나 쇠고기 같은 스태미너 음식을 통제하지 않는 것처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역시 부작용이 없다면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신체에 과다한 문제 없이 선수의 경기능력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면 스테로이드 또한 기타 의약품이나 건강식품처럼 허가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것. 물론 이들 또한 선수의 육체에 부작용을 야기하는 한은 스테로이드를 금지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물론, 부작용이 모든 사람에게 생기지는 않음은 사실이다. 스테로이드의 가장 큰 부작용이 심장마비이지만, 모든 올림피아 보디빌더들이 심정지 상태인 것은 아니듯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이나 격투기선수들은 암암리에 존재하고, 단 한 번 맞았다고 영구장애가 생길 정도라면 아무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영구장애가 올 수 있다고 해도 ‘높다.’고 표현할 만한 수치는 아니다. 다만 문제는 스테로이드로 키운 근육은 스테로이드 없이는 유지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스테로이드를 계속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작용이 오는 것과 별개로 스테로이드를 단 한 번만 써도 내인성호르몬의 분비량이 저하되고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스테로이드에 관한 많은 다큐멘터리가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결과와 부작용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기 힘들다고 한다. 피해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셀 수도 없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이유는 그와 관련된 비교 대조군을 철저히한 생체 실험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선 인체를 대상으로 한 스테로이드 부작용 실험은 윤리적으로 위험하다.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시행하려고 해도 이러한 도핑 행위가 선수 생명에 악영향을 끼치니 만큼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하는 이들이 매우 제한된다. 이 때문에 수많은 전문가와 복용 경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그러나 이는 임상적인 자료가 부족하다는 것뿐이지, 이론적인 측면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인체에 미칠 수 있는 해악은 이미 충분히 논리적으로 정립되었기 때문에 확실한 임상적 결과가 없다고 해서 ‘우왕 스테로이드 써도 되나 보네’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당신이 근소실증 등을 앓거나 해서 의사에게 제대로 처방받은 환자가 아니라 단순히 근육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서 함부로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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