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에 대하여

동사에 대하여

 

동사란 말 그대로 얼어 죽는 것을 말한다. 반대말은 갈사가 있다. 주로 추운 곳에 갇힌 사람들의 결과다. 하지만 동사라고는 해도 사망한 원인 자체는 동상보다는 저체온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의 체온은 보통 37도 정도를 유지하는데, 어떤 이유로 28도 정도까지 내려가면(때로는 이 정도까지 가기도 전에) 심장에 부정맥이 발생하면서 사망한다.

분신과는 달리 덜 고통스럽다는 것이 중론이다. 분신의 경우 살갗과 피부가 다 타버려 신경이 손상되어야 고통이 끝날테지만, 동사의 경우엔 어느 정도 이상 되면 피부가 감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얼어서 죽게 되면, 말 그대로 부분적 괴사가 일어나서 죽을 수도 있고, 아무래도 신체의 말초 부분부터 얼어가면서 수분 팽창 등으로 인한 피부 조직 파괴가 매우 심각해진다. 때문에 동상의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언 부위를 녹였더니 나중에 썩어버리는 바람에 절단을 해야 했던 사람도 있다. 어떻게 치료를 한다고 해도 잘될지는 정말로 복불복인 셈이다.

인간은 동사하기 직전 상태에 몰렸을 때 ‘더위’를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일부 동사체는 옷을 벗은 채 죽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이상 탈의'(Paradoxical Undressing)라고 하며, 동사에 이르는 과정에서 뇌의 체온조절 중추에 이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생명유지장치의 오작동이다. 참을 수 없을 만큼 추운데 왠지 더워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방한 수단을 내던져 체온 저하를 오히려 앞당기기에 ‘모순 탈의’라고도 부른다. 옷을 벗어던진 채 발견되기 때문에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당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동사체에 있는 상처 및 제3자의 DNA, 그리고 날씨 등의 주변 상황을 고려하여 사인을 파악하여야 한다.

이상 탈의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흥미로운 어느 의사의 추측 하나가 공유되었다. 내용인 즉슨, 사람은 기본적으로 추울수록 근육을 활동시켜 몸에 열을 발생시키고 말단(손, 팔, 다리, 발가락 등)의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량을 줄여 심장 부근으로 최대한 피를 모으게되는데 이 과정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신체의 운동을 담당하는 소뇌가 맛이 가버리거나 근육이 오랫동안 떨림 운동으로 인해 너무 피로해져 이완되어버린다면 심장 쪽에 고여있던 뜨끈한 피들이 신체 말단 곳곳으로 퍼져버린다는 것이다.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평소에 30도 정도의 물에 손을 담그면 ‘미지근하다~’ 라고 느낄 정도지만 0도의 물에 손을 담그고 있었다가 갑자기 30도의 물에 손을 담그면 ‘뜨끈뜨끈하고 뭔가 타는듯한 작열감’이 느껴지는 것과 동일하다.
즉 36.5도에 가까운 피가 10~20도 정도의 말단으로 갑자기 확 퍼지면서(그것도 외부의 피부층에서 느끼는 것이 아닌 내부의 혈관으로부터!) 미친듯한 작열감을 느껴 이를 해소하기위해 옷을 벗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생존하면 냉동 인간이 되지만 문제는 물의 팽창성이다. 물은 섭씨 4도를 기준으로 4도 이상에서 4도까지 내려갈 때는 부피가 줄지만, 4도 이하부터는 부피가 커진다. 게다가 섭씨 0도, 물이 어는 온도에서는 부피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얼음이 돼버린다. 즉 0도로 사람을 얼려버리면 사람 몸속의 수분이 팽창하면서 세포 조직이 완전히 파괴된다. 특히 이는 모세 혈관이 많이 뻗어있는 뇌에 매우 치명적이라서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을 가져온다. 때문에 액체 질소를 이용한 급속 냉각 등의 방법이 강구되고 있는 모양이지만, 실제로는 정자, 난자 정도만 냉동 보관하는 정도의 기술만이 존재하고 있다.

이론상으론 수분의 팽창을 막아 생체 조직의 파괴만 없앨 수 있다면 가능한 것처럼 보이지만, 녹일 때도 문제가 된다. 뇌의 신경 세포 사이의 전기를 전달하는 액체 또한 얼었다 녹으면서 전기 전달에 문제가 생겨, 행동에 장애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개는 시베리아 벌판이나 설산같은 산악 험지에서 조난당할 때만 발생할법한 사인이라 여겨질법도 하나, 겨울철마다 추위로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일본에선 해마다 천명씩은 발생한다하니 의외로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현상이다. 특히 일본은 각종 환경이나 문화, 건축상 한계 특성으로 겨울마다 집이 얼음장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집안의 추위로 하여금 집 안에서 돌연 동사하는 경우가 드물지만은 않다. 2010년대동안 일본에선 동사자는 1만명을 웃도는 수치를 보였는데, 이중 약 40%는 집안에서 사망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통계가 생겨나기도 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일본보다는 난방이 발달되어있는 편이라 사회 전체적인 문제점까지 되진 않지만, 극도로 가난한 극빈층 사이에서 겨울마다 동사자가 발생하는 씁쓸한 현상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 중이다. 난방을 전혀 누릴수가 없는 노숙는 물론이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여있는 빈곤층 사이에서도 집이 단열이 안되는건 물론 난방비도 부담할수가 없어 집안에서 옷과 이불을 싸맨 상태에서 추위로 쓰러지는 것. 아무리 추워도 옷을 다 껴입고 이불을 둘러싸고 있으면 얼어죽을 일은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조건이 갖춰지면 가능한 일이다. 인간은 주위 온도가 체온보다 낮으면 체내의 에너지를 소비해 열 발생을 일으키는데, 에너지원이 되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하면 열 발생이 부족해진다. 발생하는 열이 발산하는 열을 따라가지 못하면 체온은 서서히 낮아진다. 더구나 빈곤해서 제대로 먹지 못하면 체력과 면역력이 서서히 떨어지고, 옷을 입든 이불을 둘러싸든 마침내 체온이 떨어져 사망한다. 이렇게 아사와 마찬가지로 빈곤 국가가 아닌 나라에선 일어날리가 없다 여겨지는 기초적인 복지 문제지만서도 아무리 경제 수준이 높다 한들 복지의 사각지대에선 한켠으로 여전히 생겨나고 있는 문제점이란 걸 보여주고 있다. 니시오 하지메저 <죽음의 격차> 에서도 언급되는 사안이다.

평균 기온이 다양한 지구촌 각지에서도 추위에 대한 내성 또한 각양각색인데, 기후가 사시사철 온난하기로 유명한 동남아시아 등지에선 영상 10도의 기온 속에서도 동사자가 속출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지만 영하가 아니고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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