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에 대하여

대상포진에 대하여

 

대상포진은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일종(헤르페스 3형)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이다. 보통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나이가 어린 사람도 종종 발병한다.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떨어져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젊은 층이 걸렸다면 대개 과로를 했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 이유가 많다. 과도한 다이어트 또는 탄수화물(라면, 곡물우유)로 한끼를 때우는 습관, 지방이나 무기질(과일, 채소)을 배제하고 과한 탄수화물만을 섭취하는 습관 등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유발한 면역력 저하로도 발병한다. 또한 신체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져 걸리는 경우도 있으니 평소 생활습관이 잠복했던 바이러스를 깨우는 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영국 NHS 웹사이트 설명에 따르면 4명당 1명 꼴로 최소한 한 번씩은 대상포진을 경험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에 따르면 평생 3명 중 1명 꼴로 발병하며, 전체 환자의 2/3가 60대 이상이고 여자가 남자보다 1.6배 많다고 한다. 2010년 48만명인 환자가 2018년엔 75만명으로 크게 늘기도 했다. 그리고 아래에 설명되어 있는 피부 질환 이후 신경통은 4명당 1명 꼴이며 고령일수록 확률은 올라간다고 한다. 급성기에 고통이 심했으면 신경통이 찾아올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한다.

 

대상포진의 원인

 

발병의 근원이 되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정체는 어렸을 적 한 번쯤은 걸려본 적이 있는 수두 바이러스이다. 이 수두 바이러스는 소아기때 수두를 일으킨 뒤,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척수를 이루는 ‘배근신경절’에 잠복해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신경절에 잠복해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활성화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두에 걸리지 않았으면 죽을 때까지 일어나지 않을 질병이며, 헤르페스처럼 잠복과 발병을 반복하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하다. 수두에 걸린 적이 있다면 대상포진에 걸리지 않기 위해 면역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론적으로는 수두를 앓은 적이 없다면 걸리지 않을 질병이다. 다만 노년층의 경우 학창시절을 보냈을 시기에 방역 상태가 좋지 않았었기도 하고, 설령 수두로 발현되지는 않았어도 특유의 전염성 때문에 바이러스만 잠복하고 있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예방접종은 맞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예방접종이란 수두에 대한 게 아니라,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말한다.

주로 허리둘레 부근의 신경줄기를 타고 발생하지만, 사실 무좀처럼 몸 전체에 다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수두를 앓은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상포진 환자의 물집을 건드리면 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수두에 걸릴 수 있다. 대상포진에 걸리는 게 아니라 VZV(Varicella zoster)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이며 대상포진과 수두의 바이러스는 동일하다. 그것이 수두에 걸리는 이유다.

수두는 면역력이 낮은 계층이나 임산부, 아기에게는 치명적이므로 대상포진 환자는 이를 조심해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신체를 노출시키는 대중목욕탕이나 수영장은 삼가는 것이 좋다.

흔히 입이 부르트면 절대 아이와 뽀뽀하면 안 된다고들 하는데, 대상포진과 헤르페스, 칸디다증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아들은 이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의 증상

 

주요 증상으로는 붉은 반점, 수포, 농포, 딱지, 감각 이상, 두통, (대상포진성)통증이 있으며, 초기에는 피부 주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며, 이게 수포로 변하면서 신경줄기를 타고(dermatomal) 피부 전체로 확산된다. 게다가 이 수포는 신경줄기를 타고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건드리면 화끈거리면서 제법 아프다. 다만 열에 한 두명 꼴로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다. 경우에 따라, 통증은 전혀 없는 대신 벌레 물린 것처럼 가렵기도 하다. 당연하지만 통증이 덜하다고 해서 치료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드문 경우지만 대상포진 급성기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신경통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통증은 개인차가 있겠지만 최악의 경우, 일반의약품진통제로는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의 강력한 통증이 찾아오게 된다. 특히 통증이 가장 심각한 부위는 다름 아닌 머리. 자고 나면 수시로 머리에 망치로 얻어터진 느낌이 든다. 목과 상완, 앞가슴에 대상포진이 발병할 경우, 높은 확률에 같은 쪽의 귓바퀴에 신경통이 생길 수 있는데, 귀를 잘라 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손바닥에 생기는 경우에도, 손목은 물론이고 팔을 타고 더 올라가 팔꿈치와 어깨까지 뽑혀버릴 것 같이 아프다.

두피에서 발바닥까지 신체 표면의 거의 모든 부위에 생길수 있으며 대체로 복부와 겨드랑이에서 가슴 부근에서 발생이 제일 많고, 그 다음으론 눈꺼풀이나 코, 이마에 많이 발생한다. 간혹 안구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시력이 저하되다가 동공까지 퍼지면 실명(ophthalmic division)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뇌로 전이될 경우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생각 외로 위험한 피부 질환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매우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라서 마취통증의학과에서도 한계를 절감케 하는 질환이다.

모든 병이 그렇듯 3일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고 해서 제대로 낫는다는 보장이 없다. 대상포진의 피부 증상이 사라져도 통증이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다른 질병이다)은 수두바이러스가 신경을 손상시키면서 나타난다. 즉, 수두를 앓고 나면 척추신경에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숨어있게 되는데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 이 바이러스가 신경절을 타고 손상을 입히면서 피부로 올라와 물집을 일으키는 것이 대상포진. 그러니 피부에 수포가 올라오고 발진이 생겼다면 이미 신경이 꽤나 손상을 입은 이후다. 항바이러스제가 질병 기간을 줄여주고 신경이 추가로 받는 손상을 줄여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지만, 3일 이내 항바이러스제를 먹는다고 해서 신경통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신경통으로 이환될 확률은 나이에 따라 올라간다. 60대면 60%, 70대면 70% 정도가 신경통으로 발전하고, 상당히 오랜 기간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급성기 대상포진은 피부과뿐만 아니라 마취통증의학과와의 협진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신경블록, 지속적 신경블록, 케타민-리도카인 정주 등과 같이 신경이 더 손상되는 것을 막고, 통증 사이클을 끊어주는 것을 중점으로 치료한다. 그런데 3~6개월이 지나 신경통이 이미 고정돼버렸다면 치료가 잘 되지 않는다. 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개인차가 심하지만 매우 지독한 케이스가 많아서 암성 통증 수준의 치료를 받아도 통증이 조절될까 말까 한다. CRPS에 사용하는 척수자극기 이식 수술을 하거나 모르핀을 척수강 내로 공급해주는 약물 펌프 이식 수술이 시행될 정도. 

징병신체검사에는 대상포진은 일시적인 신체증상이라고 봐서 1급인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기준이 없다.

국가에서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지 건강보험 적용이 굉장히 제한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통증 조절에 필수적인 마약성 진통제도 제한적으로만 보험 처방이 된다. 항우울제도 중추신경에 작용해 호르몬 변화를 일으켜서 통증 조절에 도움이 되어 해외에선 다양한 항우울제가 처방되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이 경제적 고통에 시달린다. 특히 대상포진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고령인 경우가 많아서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대상포진의 피부 증상은 대체로 잘 낫는다. 면역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질환들을, 예컨대 당뇨, 에이즈, 백혈병 등,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냥 놔둬도 피부증상은 2~3주 안에 사라진다.(흉터가 심하게 생길 수 있으니 피부과 치료는 필수) 그러나 정말 무서운 건 피부증상이 다 나아도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계속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무서운거다. 다시 강조하지만 두 질병은 다른 질병이다.

 

대상포진의 치료

 

주로 항바이러스성 연고와 알약 사용을 병행하면서 치료하게 된다. 병원에 따라 알약만으로 치료하는 곳도 있다. 일반의약품 중에서 대표적인 항바이러스 연고는 아시클로버(acyclovir)가 있는데, 의외로 바르는 아시클로버만으로는 대상포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단 먹는 아시클로버 약은 도움이 된다. 전문의약품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긴 한데, 치과 정도는 아니지만 생각보다 진료비나 치료비가 좀 비싼 질환이다. 한번 가면 진료비만 대략 만 원선이며, 약국에서 처방받는 약값만 해도 대략 2만 원 내외이다. 그나마 아시클로버연고제 같은 경우에는 3~4천원 정도면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알약(famiciclovir, valacyclovir)은 가격이 꽤 나간다. 아시클로버가 200mg 정당 680원 내외, 팜시클로버는 250mg 정당 5750원 내외이다. 팜시클로버를 1일 3회 1정씩 1주일분을 처방 받으면 약값만 12만 원이 넘어간다. 30%를 환자가 부담하게 되니 1주일분 받으면 최소 4만 원 이상이다. 발라시클로버도 500mg 정당 1400원가량인데 2알씩 하루 세 번 먹어야한다. 일단 경구용 항 바이러스제 자체가 약이 비싸다. 즉, 한 번 갈 때마다 최소 3만 원 이상은 깨진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는 병원에 따라 다른데 진료비 5천 원에 약값 만이천 원 정도로 해결되는 곳도 있다. 의료 보험이 적용되는 피부 질환이기도 하다.

또한 대상포진 자체가 면역력 저하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항바이러스성 연고와 알약을 쓴다고 해서 바로 낫는 것이 아니며, 평소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음식들을 자주 섭취하고 체력을 강화해야만 회복되는 피부 질환이니, 대상포진에 걸렸다 싶으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로 통증이 심한데도 몸살쯤으로 여기고 버티는 사람이 꽤 있다고 한다. 보통 나이가 지긋한 분들이 잘 걸리므로, 그리고 신경통이 아닌 피부쪽 환부는 수포가 생기는 단계까지 가지 않는다면 충분히 참을만 하다. 발병 3일 내에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들어가야 치료효과가 크며 이때를 놓치면 수 개월, 년단위로 고생할수 있으므로 대상포진 특유의 띠를 이루는 물집이 발견되면 지체없이 피부과로 가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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