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장기 부전에 대하여

다발성 장기 부전이란?

 

다발성 장기 부전은 어떤 원인으로 단기간에 복수의 장기 기능이 저하 또는 상실되어 생명 유지에 위험이 초래된 것을 말한다.

특정한 사고나 중대 질병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산 후에 자연스럽게 죽는 경우, 즉 고통 없이 자는 듯이 죽는 자연사도 그 최종적인 단계에서 신체에 발생하는 상황은 ‘다발성 장기 부전’이라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 자연사 조건의 다발성 장기 부전에서는 뇌 조직 역시 다른 장기와 함께 죽어가는 것이므로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노환 문서에도 나오듯이 사망자 통계에서 자연사의 비중은 겨우 5% 내외라 복 받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보통은 사고나 병으로 죽는다는 점이 문제다.

 

다발성 장기 부전의 원인

 

1.외부 충격으로 인한 상해

교통사고나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등의 외부충격에 의해 신체에 강력한 충격을 받아 복수의 장기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발생한다. 이 경우 사고가 났는데도 사지 멀쩡하게 걸어 나올 정도로 큰 부상을 입지 않았는데도 얼마 지나지 않아 덜컥 죽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지는지라 사고자가 겉으로 큰 부상을 입지 않고 멀쩡한 것 같아도 일단 병원으로 옮겨서 검사를 받아보도록 반드시 조치해야하는 이유가 된다. 전신에 3-4도 이상의 큰 화상을 입는 경우에도 체액 손실 및 열에 의해 내부 장기가 손상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복부 총상을 입을 경우에도 다발성 장기 부전에 걸릴 확률이 높은데, 이는 총알이 여러 장기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특히 산탄총 혹은 구경이 크거나 HP같은 탄환일 경우 손상은 더욱 심해 현장에서 사망하기도 한다. 복부 총상으로 이 세상을 하직한 사람들의 특징은 모두 고통을 겪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주로 총기강도에 의해 저질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빈민가 지역에서 발생했다면 의료 인프라가 빈약하여 치료에 성공할 확률도 매우 낮다.

2.질병으로 인한 내부 손상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질병이 몸속으로 들어와 단기간 동안 복수의 장기에 기능이상을 일으킬 경우 발생한다. 암과 폐렴 등 대부분 질병이 말기가 되면 다발성 장기부전을 유발하여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패혈증, 크론병, 에볼라 출혈열과 같은 질병이 있다. 패혈증이 사망률이 높은 근본적인 원인이다. DNA를 파괴하는 방사선 또한 치사량으로 피폭될 경우 이 증상을 거친다. 각종 암의 경우에도 다수의 장기에 전이되는 경우 결국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일부 병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도 후유증 중 하나인 대량의 혈전이 각종 장기를 고사시킬 위험성이 있어 위험하다고 한다.

3.독극물로 인한 세포 손상

수은이나 청산가리, 독버섯, 농약 등의 독극물에 노출될 경우에도 내부 장기손상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독극물을 치사량 이상 먹었다면 장기가 망가지기도 전에 곧바로 심장마비나 쇼크로 사망하게 된다. 소량만 먹었다면 장애를 가지게 될 수는 있어도 회복할 가망이 있다. 독극물을 즉사에 이르지 않을 정도의 양으로 먹은 경우 세포가 파괴되며 차례로 장기가 망가져 매우 고통스럽게 죽음에 이르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제초제 그라목손. 그라목손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 과정은 해당 항목 참조. 그리고 독버섯에서 추출한 트리코네신은 세포 내 리보솜의 단백질 이용과정을 망가뜨려 거의 방사능 피폭급의 장기손상을 일으킨다.

4.악성종양

한마디로 암에 의해 장기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인데, 암세포는 영양소, 에너지만 축내면서 몸을 점령해 나간다. 결국 암세포에 침범당한 장기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며,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장기들도 예외는 없다. 결과적으로 암에 의해 임종한 사람들은 사망 원인이 다발성 장기 부전이라고 보면 된다.

5.굶주림

수주간 공복이 지속되면 초기엔 포도당, 이후엔 근육과 지방을 분해하게 되며, 결국 지방마저 모두 분해해버리면 생명 유지를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장기를 구성하는 단백질까지 태우게 된다. 결국 면역력 결핍에 의한 병사나 쇼크로 죽지 않고 이 시점까지 오면 장기가 손상되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서 다발성 장기 부전이 일어나 아사하게 된다. 이 시점까지 온 사람은 먹을 것을 줘도 살아남기 힘든 이유기도 하다.

 

다발성 장기 부전의 치료

 

현대의 치료 방법은 능력을 상실한 장기를 하나 하나 복구시키는 것 뿐이며, 모든 장기를 하나의 치료 과정으로 정상 궤도로 돌리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치료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데, 상호작용을 하는 장기들의 경우 한쪽이 손상되면 다른 한쪽도 손상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증상은 더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치료 속도가 질병 진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한 중요 장기를 위해 써야 하는 치료가 다른 중요 장기를 상하게 하는 답이 없는 상황이 되면 사실상 치료를 중단하고 진통제를 투약해 고통을 최대한으로 줄이면서 죽기 전까지 수명 연장만을 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물론 대학 병원 중환자실 팀은 이런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나마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선의 약을 쓰려 노력한다. 손상 형태의 경우의 수는 너무 많기 때문에, 여기서 약을 쓰는 건 정해진 방법이 있다기보단 의사의 경험과 실력이 많이 따라줘야 한다.

다만 장기의 직접적 손상없이 과다출혈이나 기타 쇼크에 의한 다발성 장기 부전인 경우는 수액 및 수혈로 혈액 순환을 유지시켜주는게 주요 치료법이다. 당연히 혈액량이 적거나 혈압이 낮으면 장기는 에너지 공급이 안 되니 장기 부전에 빠질 수 있다. 제때 혈액량을 유지시켜주고 심장의 기능을 자극시켜 주는 약을 적절히 병행하면 그나마 장기의 기능을 어느 정도씩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장기 이식을 생각할 수도 있으나, 합법적으로는 하나 구하기도 힘든 장기를 복수로 구하는 것부터 큰 어려움이 따르며, 복수의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다. 거기다 복수의 장기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된 환자는 또 다른 부위에도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식에 성공했다 할 지라도 다른 원인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심지어 장기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생존할 가망이 희박한 환자 한 명을 위해 복수의 장기를 사용하는 것은 장기이식을 통해 치료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까지 없애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 이식으로 다발성 장기 부전을 치료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권장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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