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에 대하여

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에 대하여

 

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은 혈액 속의 적혈구가 낫 모양으로 생성되는 유전병으로, 겸상 적혈구 증후군, 겸형 적혈구 증후군이라고도 부른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되며, 변이된 유전자가 두 쌍일 때 증상이 발병하게 된다. 변이된 유전자를 한 쌍만 타고났을 땐 겸상 적혈구 체질(sickle cell trait)이라고 한다.

 

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의 원인

 

11번 염색체 상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 유전자 염기서열 1개가 바뀌어 발생한다. 유전 방식은 상염색체 중간 유전의 양상을 보인다. 양쪽 모두에 겸상적혈구 유전자가 있는 경우(열성 순종, ss), 치명적인 증세를 보이게 된다. 하지만 하나에만 겸상적혈구 유전자가 있는 이형접합자의 경우(Ss), 저산소 환경에서 낫 모양 적혈구와 정상적인 원반형 적혈구가 공존한다. 즉, 분자 수준에서 공동 우성이다.

인종 중 흑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유전병이며, 주로 아프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환자들이 많다. 특히, 미국 내 보인자가 해안가 쪽에 많다는 것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주민들에 의해 유전되었다’라는 설이 있다. 유전병 증세를 보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유전자를 가졌지만 별 다른 증세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합하면 이 사람들의 겸형 적혈구 유전자 보유 비율은 30%에 달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상당히 높다. 실제로 나이지리아, 카메룬, 콩고 공화국, 가봉, 니제르 인구의 20%~30%는 이 유전병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이 중에서도 특히 나이지리아에서 매년 이 유전병을 가진 신생아 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른 지역에서 이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상술했다시피, 겸상적혈구증후군 환자는 말라리아에 내성을 갖는다. 말라리아도 미국 내 흑인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에서 유래했다는 것과 치사율이 매우 높은 질병인 것을 감안한다면 겸상 적혈구는 말라리아에 내성을 갖는 진화의 결과로 보인다. 일반적인 지역에서는 생존에 부적합하나,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환경이라면 겸상 적혈구를 갖고 말라리아 내성을 얻는 게 오히려 정상인보다 생존 확률이 높아질 터이니 그렇게 현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상기한 대로 ‘적응에는 우열이 없다’는 자연 선택의 특징을 잘 보여주기에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유전병 중 하나이다. 사실 이렇게 유명한 이유는 미국인환자가 많아서 연구가 많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병에 걸린 미국인은 절대 다수가 흑인이며, 이들이 노예 무역 당시 넘어온 선조들에게 병을 일으키는 유전인자를 물려받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에서 흑인이 많이 사는 주나 흑인이 많이 다니는 학교에서 체력 테스트로 1마일 달리기를 하는데 건장한 육체를 가졌는데도 면제 받는 흑인 학생들이 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이 증후군 환자이기 때문이다.

 

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의 증상

 

중합된 헤모글로빈으로 인해 낫 모양으로 변형된 적혈구는 체내 작은 혈관의 폐색을 일으켜 여러 장기의 허혈을 발병시키게 된다. 겸상적혈구증후군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심각한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과 관련 증상.
특히 황달(jaundice)이 보이며, 담석(cholelithiasis)이 매우 자주 발병하게 된다. 빈혈 자체는 수혈을 필요로 할 정도의 심각한 증상을 보이지 않으나, 만성적인 빈혈로 인해 고박출성 심부전(high output CHF)이 발병해 사망에 이르게 된다. 또한 Parvovirus B12 감염으로 인해 골수의 혈액세포 생산(erytheropoesis)에 장애가 발생할 경우, Aplastic crises가 발병하게 되면 수혈(transfusion)을 통해 치료할 수밖에 없다.

2. 혈관막힘위기(vaso-occlusive crisis) 관련 증상.
  • 뼈(bone)와 관련된 아픈 발작(painfull crises)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혈관의 폐색으로 인해 뼈의 경색(infarction)이 발병하면서 심각한 골통이 동반되는 증상으로, 겸상적혈구증후군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주로 정강뼈(tibia), 위팔뼈(humerus) 및 대퇴골(femur)에서 골통이 보이게 되며, 이 통증이 약 2-7일간 지속되다가 완화된다.
  • 수족증후군(hand foot syndrome) 혹은 지염(dactylitis)이라고도 불리는 증상. 손등이나 발등에 통증을 동반한 종창(swelling)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혈관의 폐색으로 인해 장골(metacarpal) 및 발허리뼈(metatarsal)에 무혈성 괴사(avascular necrosis)가 발생하면서 나타나게 된다. 겸성적혈구증후군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보이는 증상 중 하나로, 약 4-6개월 사이의 신생아에게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 급성흉부증후군(acute chest syndrome)은 반복적인 폐의 경색(infarction)으로 인해 폐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흉통(chest pain)과 호흡곤란 및 저산소증이 동반되게 된다. 또한 폐색전증이 발생할 수 있다.
  • 비장경색(splenic infarction)으로 인해 자가비장절제(autosplenectomy)가 발병하게 된다. 4살 이전까지는 비장종대(splenomegaly)가 보이나 이 이후엔 비장의 크기가 상당히 축소되며 석회화된 자투리만 보이게 되며, 비장의 원래 기능을 모두 잃게 된다.
    • 겸상적혈구증후군 환자에게서 비장격리증(splenic sequestraton crisis)이 발병하기도 한다. 이는 혈액이 비장으로 급작스럽게 모임으로서 심각한 비장종대와 저혈압이 동반되는 질병이다. beta 지중해 빈혈(beta-thalassemia) 환자에게서도 보이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 무혈성 괴사(avascular necrosis) – 특히 대퇴골두(femoral head) 및 어깨에 자주 발병하게 된다.
  • 음경지속발기증(priapism)은 혈관 폐색으로 인해 발기가 30분-3시간 동안 지속되는 합병증을 의미한다. 주로 배뇨나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한 후 발기가 줄어들게 되며, 심각할 경우, hydralazine, nifedipine 및 stilbestrol 등의 약물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키게 된다. 3시간 이상 발기가 지속되는 경우는 드무나, 이런 증상이 보이게 되면 상당히 응급적인 합병증이다.
  • 뇌졸중(CVA)은 특히 소아기의 환자에게서 보이게 된다.
  • 안구와 관련된 증상 – 망막(retina)의 경색, 초자체 출혈(vitreous hemorrhage) 등이 보이게 된다.
  • 신유두괴사(renal papillary necrosis) 및 혈뇨(hematuria)가 보일 수 있다.
  • 하지의 궤양(leg ulcer)이 나타나게 된다. 특이하게 주로 외측복사뼈(lateral malleoli)에서 발견된다.

3. 감염(infection)과 관련된 증상은, 특히 비장(spleen)의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으로, 피낭성(encapsulated) 세균에 의한 감염이 반복적으로 보이게 된다. 주로 Haemophilus influenzae, Streotococcus pneumoniae 등으로 인한 폐렴이 자주 나타나게 되며, 특징적으로 살모넬라(Salmonella)에 의한 골수염(osteomyelitis)이 보이게 된다. 감염홍반에 걸린다면, 적혈구 생성에 큰 차질이 발생하면서 골수 무형성발증(aplastic crisis)이 보이며 심각한 빈혈이 동반된다. 녹농균(pseudomonas) 및 살모넬라균에 의해 화농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3세대 Cephalosporin이나 Aminoglycoside 계열의 항생제를 4주간 투여한다. 만일 녹농균에 의한 감염이 발견될 경우, Aminoglycoside와 다른 페니실린계 항생제를 투여한다.

낫 모양 적혈구 증후군에 대한 대처법

 

겸상 적혈구 증후군 환자에게 고산 지대를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 탈수에 의한 헤모글로빈의 중합을 예방하며, 백신을 통해 감염을 예방할 것을 권하게 된다. 겸상 적혈구 증후군의 환자에게서 발열이 의심될 경우 지체없이 항생제등을 투여해 급히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또한 4개월-6살까지 예방적인 페니실린 항생제를 꾸준히 복용하게 된다. 그 외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 염산(folic acid) 보충제를 복용하게 된다.

환자에게서 혈관막힘위기(vaso-occlusive crisis)와 관련된 증상이 나타날 경우, 우선 식염수(saline)을 투여하고, 환자의 체온을 따듯하게 관리하며, 산소 공급 및 모르핀 등의 진통제를 투여해 증상을 완화시키게 된다.

수산화요소(hydroxyurea)는 혈내 HbF 헤모글로빈의 수치를 증가시켜 HbS의 중합을 방해하고, 하지의 궤양을 치료하며, 혈관막힘위기의 빈도를 줄이게 되기 때문에 환자에게 꾸준히 투여하게 된다.

수혈(transfusion)은 정말로 필요하지 않는 이상 잘 시행하지 않으나 환자에게서 급성흉부증후군(acute chest syndrome), 뇌졸중(stroke) 및 음경지속발기증(priapism)이 발병할 경우 사용하게 된다.

골수 이식(bone marrow transplant)을 통해 겸상 적혈구 증후군을 치료하기도 한다.

2023년 12월 8일 FDA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의 엑사셀이라는 유전자편집 치료제의 시판을 허용했는데, 겸상 적혈구를 완치 수준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인류 최초의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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