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대하여

현대인들의 고질병 고혈압에 대하여

 

고혈압은 동맥을 지나는 혈류의 관류 혈압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여러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대 증상으로는 저혈압이 있다.

고혈압이 문제시되고 치료 대상이 되는 이유는, 오랜 기간 방치하면 뇌졸중, 심부전, 치매 등과 같은 이차적 합병증의 위험성이 장기간에 걸쳐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자각 증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과거에는 질병으로 보지 않았다. 혈액 순환의 개념이 알려지고 동맥압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정확한 혈압을 잴 수도 없었다.

아프거나 하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동안 조용히 뇌, 동맥, 눈, 심장, 신장 등 많은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끼치는 병이다.

나라마다 고혈압 기준 수치가 약간 다를 수 있으며, 대한고혈압학회는 수축기 혈압 140 mmHg 이상, 이완기 혈압 90 mmHg 이상부터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있다. 수축기 혈압이 120~139 mmHg인 경우 고혈압 전 단계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단계이다.

 

고혈압의 실태

 

고혈압은 세계적으로 아주 흔한 성인병 중 하나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 혈압이 올라가기 때문에 고혈압이 되나, 최근에는 소아청소년이나 청년층들 중에서도 발병하는 빈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성인 40%가 고혈압이며, 매년 1,000만 명이 이걸로 사망한다고 한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한국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이 고혈압 환자이며, 2015년 기준으로 39%가 65세 이상이고 30~40대의 젊은 고혈압 환자들은 자신이 고혈압인걸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생활 습관으로 고혈압이 오는 경우가 5% 미만이라는 것은 어떤 자료로부터 도출된 근거인지 모르겠으나, 고혈압의 원인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다. 부모 한쪽이 고혈압이면 자녀 역시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서 나온 자료가 주로 인용되나, 사실은 가족 내에서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원인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에는 어떤 생활 습관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의 혈압 강하를 기대할 수 있는지의 연구도 잘 된 편이다.

특히 젊은 남성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기력이 뒷받침하는데다 여기에 운동을 꾸준히 할 경우 체력까지 더해져 고혈압으로 인한 증상을 더욱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으로 인해 특정 장기가 손상되면서 찾아오는 증상까지 체력으로 누르며 지내오다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이미 말기에 들어서는 경우가 있는 만큼, 건강을 자신하지 말고 기회가 되면 측정하고 건강에 관심을 갖도록 하자.

 

고혈압의 원인

 

고혈압에는 뚜렷한 원인 없이 고혈압이 생기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과, 다른 병에 의해 생기는 속발성(이차성) 고혈압의 두 종류가 있다. 고혈압의 90%가 본태성이다. 속발성(이차성) 고혈압은 원인이 되는 병을 치료하면 혈압이 내려가 혈압약을 먹지 않게 되지만 본태성은 사실상 평생 가지고 가는 병이라고 보면 된다.

술, 담배, 스트레스 등은 거의 어떤 질환에나 원인으로 등장하는 비특이적 원인들이다. 이런 것들이 원인으로 열거되는 것은 진짜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애당초 본태성 고혈압의 원래 명칭은 특발성 고혈압이며, 특발성이란 원인을 모른다는 뜻이다.

본태성 고혈압의 원인들 중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유전과 비만, 정확히는 운동 부족이다. 유전은 어쩔 수 없으니 그렇다 치고,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로는 규칙적이고 충분한 양의 운동정도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한국의 학업 및 업무 문화 때문에, 실제 업무량과 관계 없이 사람을 학교/학원/사무실에 붙들어 매두는 시간이 길어, 효율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자기 할 일을 처리하고 나머지 시간을 여가나 운동에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도 그렇게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렇게 의무적으로 정해진 시간을 채우는 학업/업무가 끝나고 나면 시간이 좀 남더라도 탈진해서 운동을 할 의욕이 들지 않는다.

고혈압은 혈관을 망가뜨리기 때문에 합병증이 굉장히 많다.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 등으로 갑자기 가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지 않다고 해도 콩팥, 혈관, 눈을 포함한 전신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상당히 높은데, 그냥 고혈압이라는 병 자체는 머리부터 발까지 모두 망가트린다고 보면 편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혈압이 제일 위험한 것은 뇌출혈과 심근경색이다. 고혈압은 혈관을 가장 먼저 망가트리다 보니까 20~40대의 젊은 고혈압 환자들도 관리를 안하면 CTA/MRA 및 TCD 검사 결과 혈관이 다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신장은 혈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쉽게 말해서, 신장이 망가지면 혈압이 올라가고, 거꾸로 혈압이 올라가면 신장이 망가진다. 그래서 고혈압 환자는 혈압 관리를 잘 해야만 한다. 신장은 90% 이상 혈관으로 구성돼 있고 미세 혈관이 많기 때문이다.

반대로, 피와 혈관이 망가져 있어도 고혈압이 된다. 뇌졸중(그 중에서도 뇌경색),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의 원인으로 피가 가는 길이 좁아져 있거나 고지혈, 고혈당으로 피가 끈끈해져서 잘 통과하지 않게 되면 인체는 혈압을 올려서 돌파하려고 한다. 그 여파로 심장에도 무리가 가서 심실비대나 변형이 올수 있으며, 결국에는 지친 심장이 나가떨어지는 일도 있다. 혈압 강하제 혈류 개선제 등으로 꽤 좋아지긴 하지만 원인이 제거되면서 질환이 없어지지 않았고 방심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어딘가 터지거나(뇌출혈, 동맥 파열) 막혀서 혈관이 지나는 장기가 멈추게 된다.(심근경색, 뇌경색)

참고로 당뇨병 환자가 고혈압 환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고혈압 환자가 당뇨병에 걸리는 경우도 아주 많다. 고혈압과 당뇨는 거의 같이 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애초에 고혈당 자체가 피를 걸쭉하고 점액이 있게 만들고 걸쭉한 피는 당연히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당뇨병과 고혈압이 둘 다 있다면 신부전을 포함한 여러 합병증이 걸릴 확률이 심하게 늘어난다. 특히 10대부터 혈압 관련 질환, 당뇨를 앓은 환자들은 제대로 관리 하지 않으면 20대 중반인데도 동맥경화가 심해서 뇌 혈관을 포함한 동맥 여기저기가 좁아진 경우도 가끔 보인다. 또 고혈압은 당뇨병처럼 눈에도 매우 큰 영향을 준다. 고혈압이 있다면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혈압의 관리

 

최고의 관리법은 규칙적인 운동과 식단, 그리고 적절한 약을 먹는것이다. 운동은 하루 20분 이상 숨이 차는 정도를 말한다. 혈압약은 시중에 수십가지 이상이 나와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는건 어렵지 않다. 약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은데 약의 부작용보다 고혈압으로 인한 위험성이 압도적으로 크다. 심지어 의사들도 고혈압에 걸리면 지체 없이 혈압약을 먹는다.

흔히 고혈압의 비약물적 예방이나 치료로 꼽히는 생활 요법의 경우 체중 감량, 식이 조절, 규칙적인 운동, 금연, 금주 등이 꼽힌다. 허나 이러한 요인들을 잘 케어했을 경우 각 요인별 평균적인 감소치는 5mmHg 내외다. 다시 말해 이미 140~150대를 넘나드는 고혈압 환자의 경우 저 모든 요인들에 다 해당하지 않는 이상, 생활 요법을 모두 실천한다고 해도 정상 혈압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결론은 결국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

폭음, 흡연, 고도비만 등 과도할 정도로 생활 패턴이 엉망인 사람이라면 습관 개선으로도 나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일반적인 수준의 사람인데 그저 고혈압 체질인 것이라면 생활 요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유전적으로 고혈압이 있는 경우 안타깝게도 혈관이 남보다 쉽게 약해질 수 있는 체질이란 뜻이니 평생 이를 염두에 두고 혈압에 신경을 쓰면서 살아야 한다. 태생이 고혈압 체질이라고 해서 아무런 개선 의지가 없으면 있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고혈압의 예방법 중 하나로 규칙적인 운동의 효과가 입증되었다. 맥박이 분당 100-120 정도까지 올라간 상태가 최소 30분은 지속되는 운동이어야 확실한 효과가 있다. 즉, 최소한 셔츠가 땀에 젖을 정도의 경보(속보) 정도의 운동 강도가 요구되는 것이다. 1주일에 4~5번 이런 운동을 해주면 고혈압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그리고 나트륨은 반드시 적게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짠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식이요법을 꼭 같이 병행하도록 하자. 혈류는 칼륨과 나트륨의 비율이 항상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야 하는데, 나트륨 섭취가 일시적으로 많아질 경우 심장이 크게 부담이 될 수가 있다.

때문에 짠 음식을 섭취 했을 경우 의사들이 그만큼의 물이나 칼륨을 많이 섭취하기를 권장하는 것. 하다 못해 야채 주스나 과일 주스의 칼륨으로도 희석에 도움이 된다하니 평상시에 물이나 칼륨 함량이 높은 야채를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다. 다만 혈압약을 복용하면 반대다. 대부분 ARB 나 ACEi로 시작하는데, 이거 먹으면서 칼륨을 많이 먹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의식적으로라도 피해야 하는데, 대부분 채소와 몸에 좋다는 음식에 칼륨이 많아서 주의가 필요하다.

최종적으로 요약하자면, 고혈압 관리의 기본은 생활습관 개선이 일차적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후천적인 의미에서 혈압 상승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의미에 가깝다. 120 이하의 정상혈압을 보유한 사람도 폭식과 폭음을 일삼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며 흡연을 즐긴다면 위험인자가 4~5개씩 쌓여 140 이상의 고혈압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다만 이런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서 120 이하, 즉 자신의 원래 혈압으로 돌아오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자신이 이런 생활습관을 가지지 않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도 130 또는 140 이상의 혈압이 꾸준히 나온다면 병원을 방문해서 24시간 혈압 체크 및 전문적인 진찰을 받아보고 상황에 맞는 혈압약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은 현대인들의 고질적인 질병들 중에서는 굉장히 자비로운 질병이다. 매번 주사를 꽂아야 하는 당뇨 같은 질병과 비교하면 하루 1회 경구 투여 한 번만으로도 정상 혈압으로 되돌아갈 수 있기 때문.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과거와 달리 이제는 혈압약의 부작용도 꽤 적은 편이기 때문에 치료 시기를 늦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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